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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인사이트

부킹 홀딩스(BKNG), 커넥티드 트립의 설계자

by 나스다기 2026. 1. 22.

왜 '부킹 홀딩스'인가?

 팬데믹 이후 폭발했던 이른바 '보복 소비' 트렌드가 지나가고, 2026년 현재 여행 시장은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와 '효율성'의 시대로 완전히 진입했습니다. 이제 여행자들은 단순히 '최저가'만을 찾아 헤매지 않습니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숙소를 찾고, 결제는 간편해야 하며, 현지에서의 이동과 식사까지 물 흐르듯 이어지기를 원합니다. 이 치열한 전장에서 부킹 홀딩스는 시가총액과 영업이익률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Airbnb)가 '어디서 자느냐'의 경험을 바꿨다면, 부킹 홀딩스는 '여행의 모든 과정을 하나로 묶는 기술'을 완성했습니다. 수많은 경쟁자가 등장했다 사라지는 와중에도, 거대한 기술 기업(Big Tech)으로 진화하며 독주 체제를 굳힌 그들의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단순한 예약 대행사를 넘어, 여행자의 시간을 지배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난 그들의 2026년을 들여다봅니다.

부킹홀딩스 (출처:부킹홀딩스 홈페이지)

'커넥티드 트립', 시장을 지배하는 그들만의 무기

 부킹 홀딩스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개념, 그리고 이 글의 핵심 주제는 바로 '커넥티드 트립(Connected Trip)'입니다. 이는 CEO 글렌 포겔이 수년 전부터 강조해 온 비전이자, 2026년 현재 그들을 대체 불가능한 기업으로 만든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여행의 파편화를 해결하다" 과거 우리는 여행을 준비할 때 심한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항공권은 스카이스캐너에서, 호텔은 아고다에서, 렌터카는 또 다른 사이트에서, 맛집 예약은 구글 맵을 뒤져야 했죠. 예약 정보는 흩어져 있고, 만약 비행기가 연착되면 나머지 예약을 변경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하지만 부킹 홀딩스는 산하에 있는 강력한 브랜드들을 하나의 유기적인 생태계로 통합했습니다. Booking.com & Agoda는 유럽과 아시아 숙박 시장의 절대 강자로 거듭나고, Priceline은 미주 지역 항공 및 렌터카 할인 솔루션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또한 KAYAK은 가격 비교를 위한 메타서치 엔진으로, OpenTable은 전 세계 레스토랑의 예약 플랫폼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이 브랜드들은 이제 따로 놀지 않습니다. 부킹닷컴에서 항공권을 예매하면, 도착 시간에 맞춰 공항 렌터카가 자동 배정되고, 숙소 체크인 시간에 맞춰 근처 '오픈테이블' 제휴 맛집 예약이 팝업으로 뜹니다. 경쟁사들이 특정 분야(숙박 혹은 항공)에만 집중할 때, 부킹 홀딩스는 여행의 A to Z를 모두 자사 플랫폼 안에서 해결하게 만드는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소비자가 굳이 다른 앱을 켤 이유를 없애버린 것, 이것이 바로 부킹 홀딩스가 가진 강력한 해자(Moat)입니다.

AI와 핀테크로 진화하는 성장 동력

 "여행사는 IT 기업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은 옛말입니다. 부킹 홀딩스는 사실상 '여행 상품을 다루는 AI 핀테크 기업'에 가깝습니다. 그들의 혁신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움직입니다. 첫째, 생성형 AI를 통한 '제안형 비서'로의 진화입니다. 2023년부터 도입된 AI 여행 플래너는 2026년 현재, 놀라울 정도로 고도화되었습니다. 부킹 홀딩스는 수십 년간 축적된 방대한 고객 리뷰와 예약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켰습니다. 이제 앱은 고객이 검색창에 "가족 여행"이라고 치기도 전에 움직입니다. 지난 3년간의 여행 패턴, 아이들의 연령대, 선호하는 침대 타입 등을 분석하여 "고객님, 이번 겨울에는 아이들을 위한 키즈풀이 있고 공항 픽업이 무료인 다낭의 A 리조트는 어떠세요?"라고 먼저 말을 겁니다. 이는 단순한 검색 필터링이 아니라, 고객의 맥락을 이해하는 컨설팅의 영역입니다. 둘째, '머천트(Merchant) 모델' 확대를 통한 핀테크 혁신입니다. 과거에는 고객이 호텔에 가서 직접 결제하고, 플랫폼은 수수료만 챙기는 '에이전시 모델'이 주류였습니다. 하지만 부킹 홀딩스는 플랫폼 내에서 결제까지 끝내는 '머천트 모델(자체 결제)' 비중을 대폭 늘렸습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바로 '유연성' 때문입니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추면서 부킹 홀딩스는 고객에게 다양한 할인을 제공하거나, 항공+숙박 패키지를 묶어 더 싸게 팔 수 있는 가격 결정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환율 변동 리스크를 관리하며 추가적인 금융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죠. 여행 중 발생하는 거대한 자금 흐름을 자신들의 통제하에 둔 것, 이것이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비결입니다.

앞으로의 10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

 그렇다면 부킹 홀딩스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요? 저는 이 기업이 단순한 예약 앱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운영체제(OS)'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호텔을 넘어 공유 숙박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눈에 띕니다. 에어비앤비가 독점하던 '집 전체 빌리기' 시장에 부킹닷컴이 공격적으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킹닷컴은 '즉시 예약'이 가능한 인벤토리가 많아, 호스트 승인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싫어하는 유저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습니다. 부킹 홀딩스 산하의 '아고다(Agoda)'는 아시아 시장의 맹주입니다. 경제력이 급상승한 동남아시아와 인도 중산층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신규 트래픽을 가장 앞에서 받아내고 있는 기업이 바로 부킹 홀딩스입니다. 환경에 민감한 2030, 잘파세대(Zalpha)를 위해 '탄소 배출량이 적은 여행 루트'를 우선 노출하고, 친환경 인증 숙소에 인센티브를 주는 '지속 가능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착한 기업 이미지가 아니라, 미래 소비자를 잡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6. 결론

 지금까지 부킹 홀딩스를 깊이 있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이 기업은 단순히 빈 방을 연결해 주는 중개인이 아닙니다. 전 세계에 흩어진 수백만 개의 여행 상품을 고도의 기술로 엮어, 고객에게 '가장 완벽하고 끊김 없는 경험'을 선물하는 거대한 플랫폼입니다. 강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하나로 묶는 '커넥티드 트립', AI와 핀테크를 통한 '기술적 해자', 그리고 아시아 시장과 대체 숙박이라는 '미래 성장 엔진'까지. 투자자의 관점에서든, 여행자의 관점에서든 부킹 홀딩스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가장 매력적인 기업임이 틀림없습니다. "결국 부킹 홀딩스는 단순한 여행 기업이 아니라, 우리의 떠나고 싶은 마음을 현실로 가장 완벽하게 구현해 주는 '여행 운영체제(Travel OS)'입니다."